무대의 다양성, 원작의 힘·남다른 시도·배우의 연출 [2015 연극·뮤지컬 결산②]-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2015년 무대는 다양했다. 원작의 힘을 무대에서 이어간 작품도 있었고, 남다른 시도로 관객들 눈을 즐겁게 한 작품도 다수 올려졌다. 배우들이 연기를 넘어 연출에 도전한 작품도 있다. 다양한 시도는 발빠른 성장에도 도움이 됐다. 

▲ 원작의 힘, 무대에선 또 다른 콘텐츠 

다양성을 위해 무조건 새로운 이야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이미 탄탄한 이야기로 대중에게 인정 받은 원작을 무대로 가지고 왔을 때, 이는 또 다른 콘텐츠로 재탄생 된다. 2015년에는 원작의 힘을 무대에서도 증명한 작품이 많았다. 

열 일곱 살이지만 조로증으로 여든 살의 외모를 갖게 된 아름이의 시선으로 인생을 담백하면서도 벅차게 그려낸 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은 강동원 송혜교 주연 영화에 이어 연극으로 재탄생됐다. 기본 콘텐츠의 힘과 제작진의 세심함이 소설 및 영화와는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 재탄생 됐고, 장르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작품을 접하는 대중의 범위를 더욱 넓혔다.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1966)를 리메이크한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2011)도 2015년 연극 무대에 올랐다.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여자 애나가 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외출을 나오며 우연히 마주치는 남자 훈과의 특별한 만남을 그리는 이 작품은 원작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무대라는 장점을 살린 감성을 짙게 전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의 작품 ‘신과 함께’, ‘무한동력’은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서울예술단을 통해 무대 위로 옮겨졌다.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무대의 장점을 활용했고, 깨알같이 등장하는 만화 속 장면으로 관객들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인물들의 판타지 요소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어설프게 그려내지 않아 더 재미를 배가시켰다.  

‘무한동력’은 웹툰 연재 당시 젊은 층의 큰 공감을 얻었던 화제작. SNS 드라마에 이어 무대 위로 옮겨졌다.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아직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들’이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지만 감동적으로 그리며 공감을 이어갔다. 
 

뮤지컬 ‘아리랑’은 천 만 독자에게 사랑 받은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뮤지컬화 한 작품.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렸다. 12권의 장편 소설을 2시간 40분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뮤지컬 ‘아리랑’은 방대한 양이지만 핵심만을 짚어내며 인물들을 모두 살려 호평을 얻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슈에이샤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원작 오바 츠구미, 만화 오바타 타케시)를 원작으로 했다. 한국 팬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 중 하나인 만큼 공연계에서 인정 받은 배우들이 모여 재미를 더했다. 

동명의 영화를 기조로 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남북 전쟁을 둘러싼 원작의 장대한 스토리를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과 예술적 무대 연출로 표현했다. 올 초 초연에 이어 연말 다시 무대에 오르며 단점은 보완하고, 명작의 감성은 그대로 전하고 있다. 
 

▲ 새로운 시도, 땀 흘리는 자들과 유쾌한 이들  

무대의 다양성을 위해선 항상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이는 무대를 제한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발상에서부터 시작한다. 2015년에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장점을 살리며 무대 위에서도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성장해 나간 작품들이 많았다. 

뮤지컬 ‘로기수’와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은 땀 흘리는 자들의 꿈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뮤지컬 ‘로기수’는 한국전쟁 당시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상도 고향도 버릴 수 있을 만큼 탭댄스에 빠진 로기수를 통해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탭댄스를 펼치는 배우들의 굵은 땀방울이 감동을 줬다.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은 이 시대를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춘들을 어루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화려한 영상미가 소극장 무대를 만나 더 쫀쫀한 재미를 선사했다. 배우들의 투박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이 눈 앞에서 펼쳐지니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렉싱턴 호텔의 비좁은 방 661호에서 각각 1923년, 1934년, 1943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을 코미디-서스펜스-하드보일드라는 각기 다른 장르로 그려낸 옴니버스 연극. 형식을 파괴하는 구성과 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본격 어른이 뮤지컬로 관객들을 만났다. 이른바 ‘병맛’ 코드에 19금 섹시 코드까지 어우러져 유쾌한 재미를 줬다. 동화 속 주인공들에 대한 시선을 비틀면서 현 시대에 맞는 메시지를 전했고, 끼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가 웃음을 줬다.  

랩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역시 새로웠다. 아이돌 스타들이 총집한 만큼 그들의 장점을 살린 힙합 넘버들이 여타 뮤지컬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아이돌 스타들을 내세운 뮤지컬의 새 장을 열었다. 
 

▲ 연기 넘어 연출까지, 배우들의 기분 좋은 외도 

연기를 넘어 연출까지 도맡아 한 배우들이 있다. 기분 좋은 외도가 아닐 수 없다. 오만석은 올해 연극 ‘트루웨스트’ 연출을 맡았다. 2016년에도 ‘트루웨스트’ 연출을 맡아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황정민은 미타니 코키의 뮤지컬 ‘오케피’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연출까지 맡았다. 박희순은 뮤지컬 ‘무한동력’에서 연출로 나섰다. 

[‘두근두근 내인생’, ‘만추’, ‘신과 함께’, ‘무한동력’, ‘아리랑’, ‘데스노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기수’, ‘액션스타 이성용’, ‘카포네 트릴로지’, ‘난쟁이들’, ‘인 더 하이츠’ 공연 이미지, 오만석 황정민 박희순. 사진 = 공연기획 동감, HJ컬쳐, 서울예술단, 씨제스컬쳐, 스토리피, 랑,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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