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아시아 마켓의 필요성과 전망 - Weekly 예술경영

[특집] 2015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콘퍼런스

원 아시아 마켓의 필요성과 전망

발제_김병석 前 CJ E&M 공연사업부문 대표

 

 

 

 

 

지난 2001년, 한국 뮤지컬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던 것은 <오페라의 유령>이 LG아트센터에서 장기공연을 하면서부터다. 이때
공연 시장에 ‘산업화’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타국에 비해 굉장히 급속히 한국 공연산업이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공연산업은 20여 년간 산업화 단계에서 큰 성장통을 겪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된 사항은 시장이 굉장히 좁기 때문이다. 시장이
좀 더 커지고, 좋은 콘텐츠들이 양산되어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외국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었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제반 여건이 잘 만들어져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발제의 주제 <원 아시아 마켓의 필요성과 전망>은 한국
공연 시장에 당면한 책임 과제로 보인다.

공연 사업의 본질은 명품 콘텐츠, 명품 지적재산권 등을 확보, 제작하고 내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유통을 하여 지속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다. 브로드웨이의 박스오피스를 보면 작품이 극장에서 오픈할 때부터
계속해서 주 단위의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인 킬러 콘텐츠인 <라이온 킹>은 현재 주당 20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정도
판매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공연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 265회 공연되었으며, 현재 매출은 6천 6백만 달러이다. 회당으로 보면 약 25만
달러로 판매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2015년, 한 해 동안 <라이온 킹> 한 작품이 창출하는 박스오피스 금액은 1천억 달러 이상(한화
약 1,200억 원)이다. 이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공연 시장의 생명력, 즉 파워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한국 공연도 이런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

제작 단계에서부터 고민하는 콘텐츠 유통

 

공연계에는 몇 가지 중요한 성공 요인이 있다. 첫째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역량이다. <라이온 킹>은 한 극장에서 1997년부터
상연되고 있지만, 런던은 물론 일본 극단 ‘사계’에서도 몇 년째 공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한 작품이 잘
만들어졌을 때, ‘유통’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 좋은 콘텐츠를 가진 회사 혹은 개인, 프로듀서, 국가가 콘텐츠의 확장성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좋은 콘텐츠가 생산해낼 수 있는 부가가치 측면에서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안고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제작에서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유통’, 즉 ‘배급의 역량’이다. 이때 ‘원 아시아 마켓’이라는 개념은 그냥 이상적인 꿈이 아니고, 성장하는 시장에서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상호 협력, 발전해 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전 세계 뮤지컬
산업을 고려한다면 가장 중심이 되는 나라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로 유명한 미국과 영국, 두 개의 국가이다. 이들의 결과물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유통 및 배급하는 등 라이선스, 또는 현지화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영미권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 같다. 하지만 성장률
자체는 상대적으로 낮다. 연평균 성장률이 영미권 5%, 아시아권(한국, 일본, 중국)은 11% 이상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할 때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물론 시장의 규모가 작아지진 않았지만 단위당 프로젝트의 스코어는 감소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봤을 때, 영미권 시장도 성장하겠지만 아시아 시장의 성장 속도를 보면 결국 아시아는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다.

 

아시아형 콘텐츠 제작을 통한 시장의 확장

 

반면 한국의 내수 시장은 규모가 아무리 성장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공연 시장뿐만이 아니다. 과거 70년대부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때 국가기관 사업들 역시 내수보다 수출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 조선,
기계 철광, 자동차 등 부가산업 분야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한국은 태생적으로 글로벌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공연뿐 아니라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에 관련된 산업들은 국외시장 진출을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사항으로 인지해야 한다. 산업화의 단계라는 지점에서 살펴볼 때 한국은 시장 성장기에 정체되어 있고, 중국은 산업화의 진입기에서
성장기로 빠르게 올라가는 중이고, 일본은 이제 성숙한 단계의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다. 대학로 500여 개의 공연장에서 매일 밤 공연이 올라가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뮤지컬을 비롯한 많은 장르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공연에 대한 열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시장
잠재성만으로도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겠지만, 감히 중국을 빼놓고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교류 부분뿐만이 아니라, 국가 간 협력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부분이 분명히 아시아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게 어느 정도의 속도감을
가지냐에 대한 건 많은 사람들이 다르게 생각할 테지만 과거 일본이나 호주가 걸어왔던 것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당연히 탄탄한 내수 시장이 형성돼 있고, 중국의 경우 상해에서 얼마 전 오픈한 공연 티켓이 하루에 17만 장이 판매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결과물은 그런 형태로 보일 것이다. 한국은 규모의 한계라는 게
분명히 있다. 이걸 이끄는 회사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현재 프로덕션을 포함한 마케팅, 기업사이드, 정부사이드가 나름대로 어떤 구심점을 잘
만들어서 빠른 시간 내에 안정적인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업계 종사자들의 가장 큰 미션이다. 중국은 이제 시작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인프라가 굉장히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지만, 현재 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한다. 배우, 스태프 관련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본 역시 ‘사계’, ‘토호’, ‘어뮤즈’, ‘호리’ 등 여러 회사가 있지만 라이선스, 시장이 자국 콘텐츠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어떤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선 국외시장에 중심을 둬야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원 아시아 마켓의 필요성은 한국
시장, 중국 시장, 일본 시장 및 주변 싱가포르, 홍콩, 대만, 앞으로 태국, 성장 중인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 개의 어떤 국가들로 이어지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게 유통의 네트워크가 됐든, 아니면 공동 제작 형태의 합자사가 됐든, 공동 투자, 공동 기금을 마련하는
펀드가 됐든 이런 부분에서 상호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하는 것, 그런 모든 행위들을 원 아시아 마켓에서 정리해야 한다. 결국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많은 경향이 일어나듯 활성화되어 있는 시장을 향해 뭔가가 만들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굳이 한국적인, 중국적 소재라기보다는 아시아형
콘텐츠라는 게 분명히 존재, 만들어질 것이고, 공동 투자, 제작될 것이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원 아시아 마켓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공동 제작과 공동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서로의 필요에 맞게 분담해 각국에 수용되는 부분을 굉장히 효율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제작이 활성화된다. 거기에 꼭 아시아적인 것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키드>와
<오페라의 유령> 같은 공연들이 라인업이 되어서 시장의 확장과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2015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콘퍼런스 전경

 

 

작품의 현지화와 국가 간 펀드의 활성화

 

이러한 시도와 함께 작품의 현지화가 되어야 한다. 중국은 중국어 버전으로, 한국은 한국어로, 일본은 일본어로 하는 게 맞지만, 가장 오랜
시간 각국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수단은 필요하다. 그 국가에서 장기적으로 깊이 있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물론 필요하다. 요즘
작품 제작 규모는 예전에 비해 40억 원, 50억 원에서 기껏 100억 원, 200억 원의 수준으로 올라간 정도다. 이걸 민간에 맡겨둔 게
문제다. 자국 시장 확장도 필요하지만, 결국 외국과의 교류 활성화, 공동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국가 간 펀드 개념의 자금이 모아져야 한다. 돈이
사실은 서로의 투자가 되고 그 돈이 돌아가면서 부가가치를 형성하고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중국은 중국 정부, 일본은 일본 정부, 한국은
한국 정부대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이런 부분이 모아지는 구조에서 다시 한번 리뷰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가 활성화됐을 때 자금이 원활히
돌아가는지, 어떤 제한이 있는지 등 그러한 점들을 풀어가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 성장을 위한 해결점은 바로 국내 뮤지컬산업의 전문화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놓고 봤을 때 현재까지는 모든 원본 콘텐츠가 영미권 중심에서 아시아로 흘러들어 오는 구조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향후에 마켓이 만들어지고, 제작이 활성화되고 시장이 커지게 됨에 따라 영미권에서도 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이유로 상호 교류와 공동
사업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볼 수 있다. 그 시장의 중심에 한·중·일이 있다. 이때 한·중·일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면, 서로
교류할 수 있고 나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결국 국가의 격이 높아질 것이다.

*녹취록 및 사진 제공_서울뮤지컬페스티벌 사무국

 

*정리_《Weekly@예술경영》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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