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뮤지컬 10選] 연말연시 뮤지컬 성찬… 입맛대로 골라보자 - 국민일보

 

 

 

연말연시는 공연계 최고의 성수기다. 대개 11월 중순 시작해 다음해 1월말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 시즌은 티켓 판매량이 평상시보다 2∼3배가량 급증한다. 평소 공연을 보지 않던 관객들도 송년회, 가족모임, 기념일, 방학 등 다양한 이유로 이 기간에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올해 연말연시 600석 이상의 서울 중대형극장 10곳은 이미 뮤지컬이 선점하고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인기 공연은 금방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이른 예약은 필수다.

# 흥행 보장하는 스테디셀러 

올해 연말연시 공연되는 대형 뮤지컬 10편 가운데 9편이 재연 공연이다. 이 중에서도 ‘베르테르’ ‘젊음의 행진’ ‘시카고’ ‘벽을 뚫는 남자’는 최근엔 거의 매년 무대에 오를 정도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베르테르’는 2000년 초연 이래 재공연을 거듭하며 한국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10번째 무대는 한국 뮤지컬계에 남자배우 팬덤을 일으킨 조승우가 13년 만에 베르테르로 복귀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승우 외에 엄기준과 규현도 베르테르로 출연해 여심을 자극한다. 

배금택 작가의 만화 ‘영심이’의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젊음의 행진’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히트했던 34곡의 가요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엄정화의 ‘초대’, 지누션의 ‘말해줘’ 등이 복고에 취한 관객들을 강력하게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초연 이후 8번째 공연인데, 2000년대 유행가까지 끌어와 조금 더 젊어졌다. 

‘시카고’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두번째로 길게 공연될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수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초연돼 12번째다. 그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자랑할 만큼 인기가 많다. 최정원은 록시에서 벨마로 역할이 바뀌긴 했지만 초연 이후 지금까지 모든 프로덕션에 출연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벽을 뚫는 남자’는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 뮤지컬이다. 국내에서 2006년 처음 소개됐고 이번이 5번째 무대다. 초연 당시엔 마니아 취향의 작품이었지만 횟수를 거듭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응답하라 1994’ 등으로 인기가 높은 배우 유연석이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에 도전한다. 

# 뮤지컬 마니아 타깃인 작품도 다수 

일반 관객은 자주 공연돼 입소문이 난 작품을 선택하지만 마니아들은 신작 또는 자주 공연되지 않은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프랑켄슈타인’ ‘넥스트 투 노멀’ ‘오케피’는 마니아들이 올해 연말연시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들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지난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공적인 초연을 기록했다. 이야기가 좀 더 치밀해지고 노래가 추가되는 등 업그레이드 된 올해 앙코르 무대에는 유준상, 박건형, 박은태, 한지상 등 인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내면에 상처를 가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넥스트 투 노멀’은 섬세한 심리묘사와 강렬한 음악이 인상적이다. 2011년 국내 초연과 2013년 재연을 통해 마니아 팬들을 확보했다. 평소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는 박칼린이 두 번의 무대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박칼린은 이번 공연에도 나온다.

연말연시 뮤지컬 중에서 유일한 신작인 ‘오케피’는 영화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2년 연속 1000만 관객을 모은 배우 황정민의 뮤지컬 복귀작이다. 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인 ‘오케피’는 일본 코미디 작가 미타니 코키의 첫 번째 뮤지컬 작품으로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소재로 했다. 황정민은 극중 지휘자를 연기하는 한편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여전히 사랑받는 고전의 힘 

방대한 이야기와 출연 인물들이 넘쳐나는 고전을 뮤지컬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레미제라블’ ‘레베카’처럼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원작의 아우라가 뮤지컬에 새로운 힘을 주는 경우도 많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우리나라에선 마거릿 미첼의 동명 소설보다 비비안 리와 클라크 게이블 출연의 동명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영화는 1940년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수작이다. 동명 뮤지컬은 2003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해 한국 초연 당시 때 만듦새가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향수가 많은 중장년 관객층 덕분에 수익을 남겼다. 제작사는 올해 앙코르 공연을 올리면서 스토리를 보강하는 등 상당 부분 수정했다.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이다. 뮤지컬 버전 또한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2012년 한국 라이선스로 처음 선보였고 당시 1년간 약 40만 관객을 동원했다. 초연 때 장발장 역을 원 캐스트로 소화했던 정성화와 함께 올해 일본 토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하고 돌아온 양준모가 각각의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레베카’는 2013년 초연 뒤 이번이 세 번째다. 영국 맨덜레이 저택을 배경으로 레베카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그렸다. 거장 히치콕 감독의 동명 흑백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큼 빼어난 작품이지만,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뮤지컬 역시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뮤지컬은 흑백영화에 색채와 음악을 불어넣어 한층 볼거리가 많은 게 장점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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