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요즘 공연계에서 가장 ‘핫한’ 이 남자…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인터뷰] 요즘 공연계에서 가장 ‘핫한’ 이 남자…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기사의 사진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신작 뮤지컬 ‘아리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고선웅은 올해 서울에서만 각색을 포함해 쓰고 연출한 작품이 6편 올라가는 등 공연계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바야흐로 고선웅(47) 전성시대다. 

고선웅은 현재 한국 공연계가 가장 사랑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그가 쓰고 연출한 작품(각색 포함)이 서울에서만 무려 6편 올라간다. 신작이 2편이고, 재공연도 4편이나 된다. 지난 봄 남산예술센터의 연극 ‘푸르른 날에’와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각각 재공연됐다. 여름엔 신시컴퍼니가 신작 뮤지컬 ‘아리랑'(7월 11일∼9월 5일 LG아트센터)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가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은 극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연극 ‘홍도'(8월 5∼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와 ‘강철왕'(8월 14∼30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을 준비했다. 가을에는 국립극단에서 신작 연극 ‘조씨고아'(11월 4∼22일 명동극장)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광고회사를 다니던 그는 1999년 희곡 ‘우울한 풍경 속의 여자’로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돼 연극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같은 해 ‘락희맨쇼’를 통해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발사 박봉구’ 등 촌철살인의 재기와 입담으로 금세 주목받았다. 또 창작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뛰어난 각색 및 작사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틈틈이 연출도 하던 그는 2005년 ‘마술적 리얼리즘’을 무대 위에 직접 구현하기 위해 극단 마방진을 만들었다. 이듬해 창단작 ‘모래 여자’를 필두로 ‘마리화나’ ‘강철왕’ 등 화제작을 연달아 발표했다. 빠르지만 리듬감 있는 화술과 생기 넘치는 에너지, 다소 과장된 움직임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연극 메소드는 극단에서 만개했다.

창단 5년째인 2010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각색한 ‘칼로 막베스’로 온갖 연극상을 휩쓸었고 2011년 ‘푸르른 날에’로 더 큰 찬사를 받았다. 이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손을 대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만난 고선웅은 “주변에 건방지게 보일까봐 걱정이다. 올해 작품 수가 많은 편이지만 신작은 ‘아리랑’과 ‘조씨고아’ 2편이고 나머지 4편은 꾸준히 공연되는 레퍼토리라 가능했다”고 겸손해 했다. 

조정래의 동명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아리랑’은 근래 화제를 모으고 있다. LEC 스크린을 활용한 모던한 무대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대체로 한국적 정서를 잘 담은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고통스러운 일제 강점기를 다루면서도 ‘애이불비(哀而不悲)’, 즉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만들어졌다.

그는 “3년 전부터 준비해온 작품을 무대에 올려놓으니 그동안 내 앞에 있던 커다란 산을 넘은 것 같아 후련하다”면서 “LEC 스크린을 사용한 것은 사실적인 무대세트로는 20여회의 장면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굳이 무대를 아날로그적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리랑’이 궤도에 오르자 ‘홍도’와 ‘강철왕’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마방진은 “연극은 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고선웅의 연극 메소드에 공감하는 단원 40여명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아직도 연극이라는 작업은 극단에서 한솥밥을 먹고 끈끈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극에 대한 철학이 다르면 연습 기간 내내 배우를 설득해야 되는데, 솔직히 두 번 말하기 싫어서 극단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극단이 자립해 배우들에게 좀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게 꿈이다. 그러려면 좋은 레퍼토리들을 장기 공연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극단 단원인 이명행이나 양영미 같은 배우들이 연극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홍도’처럼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1930년대 기생 홍도의 비극적 삶을 그린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홍도’는 그를 거쳐 새 생명력을 얻었다. 그는 “2010년부터 5년 가까이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을 하면서 제멋에 취해 있었던 것을 반성했다”면서 “서울만 벗어나도 아직 연극을 접하지 못한 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어렵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출처] 본 기사는 국민일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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