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우리는 '뮤지컬 OST'를 바랍니다 [st스페셜]-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크리스마스이브였던 24일 오후 6시30분 일부 뮤지컬 팬들은 컴퓨터 앞에 앉거나 핸드폰을 부여잡고 긴장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공지된 판매 시간보다 조금 일찍 열린 구매 페이지에 수 없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 이들은 급한 마음으로 결제를 진행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혹여 혼자만 유난스럽게 구매를 했나 싶어 다시 본 구매 페이지는 공포의(?) 품절 표시가 반겼다. 발매 직후 폭발적인 반응 탓에 잠시 품절 사태가 일어난 것. 이후 재고가 갱신되자마자 밀려드는 구매 요청을 막을 도리가 없어 일시적으로 구매가 제한됐다.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 난리냐고? 바로 뮤지컬 ‘베르테르’의 15주년 기념 OST다.

지난 11월10일 막이 오른 후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베르테르’는 15주년을 맞이해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새롭게 출시되는 OST를 발매했다. 이번 시즌 무대에 오르는 엄기준, 조승우, 규현을 비롯해 전 배우가 참여한 OST는 스튜디오 녹음 버전의 3CD로 구성됐다. ‘베르테르’를 대표하는 주요 넘버는 물론, 지난 2013년부터 새롭게 추가된 ‘자석산의 전설’ ‘언젠가 그 날’ 등 총 24곡(1 CD 기준)이 11인조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수록됐다. 제작사 측은 여러 해를 거쳐 온 작품인 만큼 시즌마다 조금씩 달라진 제목이나 가사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재정비했고, OST와 함께 수록된 가사집은 세심하게 선택된 공연 사진과 가사로 꽤나 두툼한 장수를 자랑한다.

제작사 CJ E&M 공연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창작 15주년 기념의 의미가 매우 컸다. 수익적인 목적보다는 꾸준히 ‘베르테르’를 사랑해주신 팬들을 향한 보답의 의미가 담겼다”면서 “무엇보다 ‘베르테르’는 음악이 참 좋지 않나. 또 조승우, 엄기준, 규현 세 배우의 목소리가 다 수록돼 반응이 참 좋은 것 같다”고 공연과 OST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한정판매는 아니지만 반응이 뜨거워 품절대란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사태에 대해 덧붙였다. 아쉽게도 ‘베르테르’ OST의 온라인음원 발매는 예정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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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15주년 기념 OST 발매 /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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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뮤지컬 시장이 커져가고 있지만 뮤지컬 OST의 발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바로 ‘수익’때문. 제작비는 크지만 뮤지컬 OST를 발매하고 나서 얻는 이익은 거의 미미한 것이 이유다. 배우들은 바쁜 일정에 짬을 내 스튜디오 녹음을 해야만 하고, 게다가 제대로 된 음반을 준비하기 위해 한데 모이는 인원도 30명이 훌쩍 넘어간다. 물론 실황 음반 발매라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준비 과정이 녹록치 않다. 게다가 발매 후 온라인을 통한 무차별적인 배포도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설사 제작사와 스태프들 그리고 배우들이 힘을 합쳐 OST 발매가 결정된다 하더라도 한정된 판매처는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든다. 대개 공연장 내부의 MD 판매처를 통하거나 블로그나 SNS을 통한 선착순 판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뮤지컬 팬들은 발을 구르기 쉽다. 하지만 발매되는 OST가 극소수다보니 뮤지컬 팬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뮤지컬 OST 발매에 목을 빼고 기다린다.

이런 난관때문에 대개 큰 성공을 거둔 작품만이 OST 발매가 어렵게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뮤지컬 ‘시카고’ ‘노트르담 드 파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이다. 또 뮤지컬 ‘사의 찬미’ ‘여신님이 보고계서’ ‘트레이스 유’ 등은 뜨거운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발매됐다.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은 물량 탓에 재고가 없으면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공연은 현장에서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혀져 왔다. 직접 공연을 즐기는 그 ‘순간’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영상이나 음원을 통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순간’ 아닐까. 뮤지컬 팬들의 마음에는 놓쳐버린, 지나가버린 공연에 대한 짙은 아쉬움이 존재한다. 가뭄에 콩 나듯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프레스콜이나 커튼콜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면 애정작의 제작사를 향해 저절로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처럼 실황 DVD는 안 바래도 OST는 발매 해달라”고 외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쉽게 ‘복습’할 수 없는 장르, 뮤지컬 팬들이 간절하게 OST를 바라는 이유다.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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