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제작인력 양성…창작뮤지컬 산실로 자리매김-영남일보

■ 딤프 10년, 성과와 과제

올해 실시된 제1회 ‘DIMF 뮤지컬 아카데미’는 지방 최초의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다. 협업을 통한 뮤지컬 제작과 리딩공연, 트라이아웃 공연 등으로 맞춤형 실무교육을 펼침으로써 뮤지컬 지망생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DIMF 뮤지컬 아카데미의 연습 장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하 딤프)이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딤프는 2006년 프레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조금씩 성장해왔다. 적잖은 세월의 더께가 쌓이면서 국내 뮤지컬 시장의 토양을 바꾸는 성과도 올렸다. 내년 10주년을 맞는 딤프가 그동안 국내 뮤지컬계에서 어떤 활동을 펼쳤으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창작뮤지컬의 산실

딤프는 2007년부터 창작뮤지컬 지원에 들어가 지금까지 총 43편의 창작뮤지컬을 제작하는데 45억원을 지원했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창작과정부터 실제공연,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했으며, 해외진출까지 성사시켰다. 딤프가 지원한 창작품 중 ‘마이 스케어리걸’ ‘스페셜 레터’는 미국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 진출했으며, 딤프를 통해 소개된 대구산 뮤지컬 ‘사랑꽃’은 서울과 중국, 일본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지역 첫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 설립
작곡·연출·배우 등 지망생 몰려들어

딤프는 뮤지컬 제작인력을 발굴 및 양성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실시한 ‘딤프 뮤지컬아카데미’는 지방 최초의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6월부터 전액 무료로 진행된 아카데미는 작가와 작곡가, 연출과 배우 등 뮤지컬 전 과정에 걸쳐 지망생이 몰려들었다. 딤프 뮤지컬아카데미는 협업을 통한 뮤지컬 제작, 리딩 공연, 트라이 아웃 공연 등을 차례로 거치게 함으로써 맞춤형 실무교육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익현 딤프 이사장은 “딤프가 한국 창작뮤지컬의 산실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뮤지컬 제작과 홍보,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 지원시스템을 하나둘 갖춰가면서 뮤지컬 신규 창작인력이 대구로 유입되고 인력도 양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광역시 1위의 시장규모

티켓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의 2014년 판매액을 살펴보면 대구공연시장은 269억1천만원의 티켓을 판매해 6대 광역시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구는 6개 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은 공연매출을 기록했으며, 특히 여타 장르 중에서 뮤지컬이 가장 높은 판매비중을 차지함으로써 뮤지컬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비교적 탄탄한 관객층에 힘입어 대구는 국내에서는 이미 서울에 버금가는 공연문화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뮤지컬은 제작비의 60% 이상이 인건비로 책정된다. 즉 고용창출 효과가 큰 노동집약사업인 것이다. 뮤지컬 한 작품당 평균 100여명의 단기적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딤프를 통해 창작 열기를 고취하고, 무대 종사자의 활동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제1회 딤프가 개최된 후 대구지역의 뮤지컬 관련학과는 2007년 1개에서 2015년 4개로 늘어났다.

인터파크 대구공연 매출 광역시中 1위
장르 중 뮤지컬 가장 높은 판매액 기록

유희성 전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뮤지컬을 장기 공연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춘 도시는 서울과 대구뿐이라는 게 공연계의 정설이다. 대구가 아시아 뮤지컬의 메카로 나아가는 것도 영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허브로 부상

2016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문을 여는 훙차오 아트센터는 최근 딤프에 러브콜을 보냈다. 뮤지컬전용극장인 아트센터가 개관기념작으로 딤프의 창작뮤지컬 ‘투란도트’를 20회에 걸쳐 공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투란도트의 상하이 공연이 성사되면 대구는 물론 한국 뮤지컬계에 새로운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창작공연이 교류차원에서 중국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상업성을 인정받아 장기공연을 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투란도트’ 상하이 장기공연 러브콜
성사시 창작뮤지컬계 새 사례로 전망

딤프가 추구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아트마켓 기능이다. 한국 뮤지컬을 세계 무대로 진출시키는 교두보가 되고, 나아가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 이른바 제3세계 뮤지컬을 국내에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딤프는 이를 위해 수년 전부터 미국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중국 둥관뮤지컬페스티벌 등과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전세계 뮤지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가칭 세계뮤지컬협회를 발족시키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뮤지컬 관계자들이 대구로 모이고, 뮤지컬의 발전적 방안을 논의하다보면 대구가 자연히 뮤지컬 허브도시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딤프, 남은 숙제는 무엇?

지역의 한 연극연출가는 “딤프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딤프는 잠자고 있던 대구공연계를 눈뜨게 한 주역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에 따르면 딤프가 40대 이상의 중년관객을 공연장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잠재적인 관객을 발굴했다. 또 대구라는 도시의 전국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연출가는 딤프가 지역 연극계의 토양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지역 연극계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신생극단의 탄생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이는 연극계의 내부적 요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딤프의 공로였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딤프가 하드웨어 구축, 국제적 관계형성 등에 집중함으로써 정작 중요한 대구만의 색채와 정신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창출하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밝혔다.

대구 색채가진 소프트웨어 창출 부족
독자생존 가능하도록 자생력 갖춰야

지역 예술인들이 지적하는 딤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지역의 한 제작자는 “딤프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독자생존이 가능하도록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다. 딤프가 중국과 협업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보다 활발하게 움직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빨리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 6대 광역시 공연 매출 현황 (2014년)
구분 뮤지컬 합계
대구 149편/ 137.4억원 510편/ 269.1억원
부산 187편/ 87.1억원 720편/ 232.2억원
대전 96편/ 34.7억원 510편/ 95.3억원
광주 103편/ 22.1억원 245편/ 81.8억원
인천 91편/ 10.7억원 227편/ 49억원
울산 64편/ 9.3억원 153편/ 37.2억원
 <출처: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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