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흥행공식 바뀐다 -문화일보

뮤지컬 흥행공식 바뀐다

게재 일자 : 2016년 03월 08일(火)

 

최정원·전수경·옥주현·차지연 등
가창력+카리스마 ‘센 언니’ 인기
‘맘마미아’ 관객 60%이상 중·장년

5월 ‘위키드’ 첫 공연장소는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열리는 도시
장기공연 시설 – 문화 소비층 탄탄”

‘주연은 남(男)톱’ ‘첫 공연은 서울’ ‘관객은 20∼30대’로 통하던 뮤지컬 흥행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즘은 ‘여(女)톱’이 대세고, 서울이 아닌 대구 등 지방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추세다. 여기에 공연 시장에서 소외되던 50∼60대가 주요 관객으로 부상했다.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 즉 ‘센’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이 등장했고, ‘뮤지컬 도시’로 거듭난 대구가 공연 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며 첫 공연을 선점한 것. 또 공연 시장의 양적 확대가 다양성으로 이어졌고, 중·장년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으는 중이다.
 

▲  ‘맘마미아’ 전수경
 

◇ 남톱에서 여톱으로 = 뮤지컬 여성 캐릭터 대부분은 ‘남주(남자주인공)’의 조력자다. 해외 유명 작품뿐 아니라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20∼30대 여성 관객이 주도해온 국내 공연 시장에서 ‘남톱’은 가장 안전한 선택이기도 했다. 확보된 관객이 많은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영국)와 브로드웨이(미국)에선 작품 자체로 승부할 수 있지만, 시장이 좁은 국내에선 여성 팬을 몰고 다니는 남자 배우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공연 산업이 성장하고 다양한 작품이 늘면서 ‘여주’를 내세운 뮤지컬이 다수 등장했다. 그런데 이들의 특징은 좀 ‘세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일 두 달간의 대장정을 끝낸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올해 공연에선 차지연, 신영숙이 이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소름 돋는 가창력을 선보였다. 2013년 초연 당시 옥주현에게 여성 팬을 늘려준 배역이기도 하다. 인기 넘버(삽입곡) ‘레베카’가 댄버스 부인의 매력을 한층 부각시켰다.

‘센 언니’의 바통은 2월 24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맘마미아’가 이어받았다. 한 명도 아니고, 무려 셋. 도나·타냐·로지 세 사람이 ‘아줌마 파워’로 관객을 유혹한다. 최정원, 전수경, 홍지민, 이경미 등 ‘믿고 보는’ 대한민국 원조 뮤지컬 스타가 총출동했다. 제작비 290억 원을 들인 ‘마타하리’는 아예 제목부터 ‘여톱’을 드러낸다. 오는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로 활동한 실존 인물 마타하리의 삶을 그린다. 타이틀 롤(제목과 같은 이름의 주인공)에 옥주현이 캐스팅됐다.

5월에는 두 명의 마녀가 이끄는 ‘위키드’가 돌아온다. 초록마녀 엘파바엔 차지연과 박혜나, 금발마녀 글린다엔 정선아와 아이비가 발탁됐다.

◇ 서울에서 지방으로 = 서울은 공연계에서도 가장 큰 시장이다. 내한공연뿐 아니라 라이선스 초연이나 재공연의 개막 역시 거의 서울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점차 지방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복면가왕’의 ‘캣츠걸’로 널리 알려진 차지연이 주인공으로 낙점된 ‘위키드’는 3년 만의 재공연을 대구에서 시작한다. 5월 20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 후, 7월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서울 관객을 만난다.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개최해 온 대구는 최근 자체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를 서울에 입성시키며 ‘뮤지컬 도시’로서 자리매김했다. 서울 외 지역 중 장기 공연이 가능한 유일한 도시인 데다가, KTX로 1시간 50분밖에 걸리지 않아 서울 지역 마니아층을 흡수하기에도 유리하다. 노민지 설앤컴퍼니 과장은 “대구는 규모가 큰 장기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 소비자층이 두꺼워 흥행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위키드’ 대구 공연 첫 오픈 당일 최고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 큰 사랑을 받은 대형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레베카’ 역시 지난해 말 각각 대구와 부산에서 개막했다. ‘레미제라블’은 대구에서 한 달간, ‘레베카’는 부산에서 5일간 공연했다. 대구와 인접한 경주에서 공연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2014년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팀은 경주에서 월드 투어를 시작했다. 이후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와 ‘첫 공연 = 서울’ 공식을 완전히 깨뜨렸다.

◇ 2030에서 5060으로 = 20∼30대 여성이 주도하는 국내 뮤지컬 시장의 관객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여톱’ 뮤지컬처럼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뮤지컬이 중년 세대에게 새로운 여가 문화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장년층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으는 데에는 ‘맘마미아’와 ‘시카고’ 같은 뮤지컬의 고전, 즉 스테디셀러 작품들이 큰 역할을 했다. 또한 50∼60대 이상 관객들에게 익숙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아리랑’도 관객의 절반 이상을 중·장년으로 채우는 고무적인 현상을 이끌어냈다. 이 세 작품을 모두 제작한 신시컴퍼니 측에 따르면 ‘시카고’는 30∼40%, ‘아리랑’은 50%, ‘맘마미아’는 60% 이상이 중·장년 관객층이다. 또 지난해 4월 박해미를 필두로 중년 여배우들이 직접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전했던 ‘쿠거’는 실제로 40∼50대 여성 관객 예매율이 45% 이상을 기록했다. 5월 18일부터 8월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씨어터에서 재공연한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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