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례] “이렇게 한 칸만 띄어 앉게 해주세요”…영화·공연계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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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올해 신년사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듯이 사람은 밥만 먹고는 못 삽니다. 정신적인 행복과 만족을 위해 꼭 필요한 게 문화인데, 방역당국은 왜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한 영화관업계 관계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17일까지로 예정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31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지난 16일 발표하면서 영화관·공연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8일부터 카페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고, 헬스장·노래연습장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일부 완화 지침을 냈지만, 영화관과 공연장에 대해선 기존의 고강도 방역지침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멀티플렉스 3사와 전국 개별 극장이 회원사로 속한 한국상영관협회는 ‘극장 거리두기를 다시 살펴봐 주십시오’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연인, 친구, 가족 등 일행끼리는 옆자리에 앉도록 두 자리 착석 후 한 자리를 띄는 현실적인 거리두기 운영안”을 중대본에 요구했다. 또 “극장 영업 종료 시각을 밤 9시로 제한하다 보니 퇴근 후 영화 한 편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마지막 회차 시작 시각을 밤 9시로 정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도 지난 11일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우리가 원하는 건) 공연 특성에 맞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다. 동반자 간 거리두기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요구 사항이 반영되지 않자 업계에선 분노를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고 있다. 소규모 공연장인 ‘벨로주’ 박정용 대표는 “공연장의 경우 시간 제한은 없지만, 두 칸 띄어 앉기 탓에 공연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오는 22일 신년음악회 <올 댓 라흐마니노프>를 준비해온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를 염두에 두고 ‘한 좌석 띄어 앉기’를 기준으로 표를 판매했는데, 2.5단계가 유지되면서 예매를 취소하고 공연을 2월20일로 또다시 연기하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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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도 대다수 공연이 개막 연기와 공연 중단을 선언했다. 19일 개막 예정이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개막을 2월1일로 연기했고, 뮤지컬 <명성황후>는 아예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11월 시작해 한달 만에 멈췄던 <몬테크리스토>는 2월1일까지 중단하고, <젠틀맨스 가이드> <고스트> <그날들> <호프>는 1월31일까지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뮤지컬협회는 19일 거리두기 2.5단계 연장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공연업의 환경과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지침은 ‘동반자 외 거리두기’”라며 “이는 뮤지컬 공연이 올라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조성하고, 제작사가 책임지고 스태프와 배우들의 인건비를 보존해 생계를 책임지며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했다. 공연 취소가 잇따르자 관객들도 소셜미디어에 ‘#공연문화예술_무시하지마’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공연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에선 영화관·공연장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스크를 쓰고 앞만 보며 영화나 공연을 즐기기 때문에 다른 장소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독일에서 2000여명이 참가한 대형 콘서트장 실험 당시에도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지금의 지침을 당장 완화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영화관·공연계의 방역지침 완화 요구와 관련해 “3차 유행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방역수칙을 일시에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여러 업종의 거리두기 요청 사항에 대해 중앙부처들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영화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생계와 형평성을 기준으로 일부 업종의 방역지침을 완화했는데, 그보다 중요한 건 감염자 수다. 안전성에 따라 방역지침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대화도 안 하고 음식도 안 먹는 공연장이 다른 공간보다 엄격한 제한을 받는 게 불공평하다. 좌석 띄어 앉기가 아니라 점유율을 65%로 제한하는 방식 등 손해를 줄일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겨례 서정민 남지은 기자

[출처]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794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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