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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관객이 있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통계적으로는 12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12월의 뮤지컬 티켓 판매량은 다른 달보다 2~3배 높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소중한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춤과 노래가 어울린 뮤지컬은 좋은 선택이다. 올해에도 뮤지컬 제작사들은 연말을 맞아 관객의 손을 잡아끌 만한 작품들을 준비했다. 도전적인 신작보다는 검증된 흥행작들이 중심이다.

검증된 대작들, 한겨울의 ‘불꽃 튀는 승부’ 

<레미제라블>

2012년 한국어 초연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돌아왔다. 초연 당시 홀로 장발장 역을 맡았던 정성화, 올해 일본 공연에서 장발장 역을 맡은 양준모가 나눠 출연한다. 정성화의 장발장이 세부적인 감정 표현에 강점을 보인다면, 양준모의 장발장은 좀 더 생생하고 힘차다. 무대 장치 측면에선 일본 가부키 스타일의 ‘하나미치(花道)’가 특징이다. 이는 사각형 프레임 무대를 벗어나 양측면 벽까지 무대로 활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스피커, 조명기구를 무대 장치 안으로 감춰 관객의 몰입감을 더했다.

< 오케피>는 올겨울 유일한 라이선스 초연작이다.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유명한 일본의 희극 작가 미타니 고키의 첫번째 뮤지컬이다. 뮤지컬 무대 아래에서 반주를 하는 오케스트라 피트의 세계를 코믹하게 다룬다.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의 배우 황정민이 출연과 연출을 겸하고, 그의 아내 김미혜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시카고>

<시카고>는 이번 공연이 열두번째 시즌이다. 최정원, 아이비, 이종혁, 성기윤, 전수경 등 <시카고>의 익숙한 베테랑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비슷한 배우, 비슷한 무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연마다 인기를 모은다. <시카고>라는 이름 자체가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브랜드화됐다 통상 뮤지컬은 20~30대 여성을 주요 관객층으로 하지만 <시카고>는 관객 연령층이 좀 더 다양한 편이다.    

스타 ‘티켓 파워’에 관심 쏠린 창작뮤지컬 두 편

<프랑켄슈타인>

지난해 초연돼 8만 관객을 불러모은 <프랑켄슈타인>이 재연되고 있다. 메리 셸리의 유명 소설이 원작이다. 한국적이진 않지만 뮤지컬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틱한 소재로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흥행시키는 뚝심을 보인 작품이다.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이 프랑켄슈타인 역에 캐스팅됐다. 뮤지컬 경험이 없는 최우혁이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괴물 역을 꿰찼다.  

<베르테르>

괴테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베르테르>에는 뮤지컬계 최고 스타급 배우 조승우가 출연한다. 2000년 초연 이후 15년간 25만 관객을 동원한 인기작이다. 조승우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돌아와 여전한 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엄기준, 규현도 베르테르 역에 캐스팅됐다. 뮤지컬로서는 이례적으로 피아노,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다. 

‘관객에 더 가까이’ 중·소형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100분 동안 인터미션 없이 무대를 책임지는 뮤지컬이다. 순수했던 유년기와 세월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대비시켜 잃어버린 우정과 삶의 진정한 가치 등을 돌아보게 한다. 한국에선 잘 공연되지 않는 ‘착한 주제’의 뮤지컬을 표방한다. 대형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직접 연출했다. 

<넥스트투노멀>

<넥스트투노멀>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엄마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 드라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대형 뮤지컬과 달리 중형 무대에 어울리는 드라마 요소를 강조했다. 박칼린·정영주가 아내, 남경주·이정열이 그의 남편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