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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완성도 갖춘 창작뮤지컬을 기다린다

 

입력 : 2015-08-19 오전 6:00:00
 
<프랑켄슈타인>과 <지킬 앤 하이드>의 차이점은? 바로 창작 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이라는 것이다. 전자가 우리의 언어와 창의력을 가져다 만든 ‘토종’ 콘텐츠라면, 후자는 흥행이 검증된 외국의 유명 뮤지컬을 가져와 우리말로 재포장한 일종의 ‘재가공’ 수입 콘텐츠라는 의미다.
 
사실 창작 뮤지컬이라는 용어에 대한 논란들도 있다. 어떤 뮤지컬이라도 ‘창작’되지 않는 무대는 없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 등이 우리보다 더 발달된 글로벌한 규모의 뮤지컬 시장임에는 이론이 없지만,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과 고통은 그네들이라고 해서 우리와 특별히 다를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창작과 수입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은 사실 토종 콘텐츠의 입장만을 반영한 일종의 마케팅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보다 완성도 있는 창작 뮤지컬의 등장에 목말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인지상정이다.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급성장한 우리 가요가 K팝으로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누리듯, 또 <쉬리>나 같은 우리 영화가 한국 영화의 소비 시장을 급격히 확산시켰던 것처럼, 좋은 완성도와 볼거리로 치장한 우리 뮤지컬의 등장은 대한민국 공연 콘텐츠의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 때문이다.
 
작품의 매출구조 같은 경제적인 요인을 봐도 ‘창작’ 콘텐츠의 발굴은 절실한 과제다. 요즘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는 해외 유명 흥행작들은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70~80%에 육박하는 손익분기점과 고가의 로열티, 열악한 수익분배 구조 등이 문제다. ‘잘해야 본전’이다. 재주는 한국 뮤지컬시장이 넘고, 수익은 외국 원작자가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인 셈이다.
 
사실 창작 뮤지컬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가 더 밝다는 뜻이다. 특히 대학로 등 소극장 공연가에서 보이고 있는 최근 몇 년 간의 시장 상황을 보면 창작 뮤지컬의 선전은 두드
러진다. 문제는 대형 무대다. 진짜 돈벌이가 되는 큰 공연장의 대규모 콘텐츠로는 정작 볼 만한 창작 뮤지컬이 드물다. 기껏해야 작년에 흥행이 됐던 <프랑켄슈타인>이나 <그날들>, 몇 해 전 선보였던 <광화문 연가> 정도가 그나마 손꼽을 만하다. 특히, 일부 제작사나 지자체 등이 만드는 대형 창작콘텐츠는 요즘 뮤지컬 관객의 정서와 한참 동떨어져 한숨 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관념적인 주제는 공감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거리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논의는 완성도를 갖춘 창작 뮤지컬의 육성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앞서 거론했던 ‘창작’의 굴레가 느슨하고 불완전하다 할지라도 지금의 시장 구조만으로는 마냥 장밋빛 앞날만을 보장하기는 힘든 탓이다. 창작 뮤지컬을 대신해서 K팝처럼 K뮤지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창작 뮤지컬이 됐건, K뮤지컬이 됐건 우리의 기획과 투자, 로열티와 제작진이 참여한 한국산 흥행 뮤지컬 콘텐츠의 제작이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되었으면 좋겠다. 참신한 발상과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 담긴 대중적인 한국 창작 뮤지컬의 등장을 기다려본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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